프로배구 여자부의 막내인 페퍼 저축은행은 현재 정규리그에서 단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2023~2024시즌 동안 총 35경기를 치른 페퍼 저축은행의 승점은 17점(5승 30패)으로, 이미 3시즌 연속으로 '꼴찌'를 확정한 상태다.
이번 시즌에 페퍼 저축은행은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한국도로공사전부터 흥국생명전까지 무려 '23연패'를 달려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을 경신했다.
페퍼 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으나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우승을 위한 '체크메이트'로 불리는 날개 공격수 박정아를 자유계약 선수(FA)로 영입하는 등 꼴찌 탈출에 사활을 걸었지만, 이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페퍼 저축은행의 감독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임기 1년 만에 사퇴했고, 선수단 내부에서는 괴롭힘 논란까지 빚어냈다. 코트 안팎에서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접어든 정규리그에서 페퍼 저축은행은 나름의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8일 광주 홈에서 '우승 후보'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1로 꺾는 대이변을 이룩했으며, 13일 대전 원정에서 정관장도 눌렀다.
빅 3로 꼽히는 흥국생명과 정관장을 연파하며 창단 첫 '2연승'을 거뒀다. 페퍼 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하면서 연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러한 성과는 큰 의미를 가진다.
페퍼 저축은행은 16일에는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홈에서 치러지는 이 경기는 페퍼 저축은행에게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을 꺾으면 페퍼 저축은행은 올 시즌 빅 3를 모두 이긴 경험을 쌓게 된다.
또한, 이 경기는 현대건설의 '우승 레이스'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리그 막바지 1경기를 남긴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승점 차는 단 1점뿐이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승리한다면 현대건설은 페퍼 저축은행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