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대표팀 무대'로 예상됐던 김현수와 김광현이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이 저물었다. 2009년 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도 영광을 함께 했던 이들이다.
김현수는 지난 13일 중국과 최종전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마지막"이라며 "이제 나이가 들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내려올 때가 아닌가 싶다"라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리고 김현수는 이날 작심 발언을 했다. "역대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배들에게 항상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면서 "그런데 아닌 분들이 굉장히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봤다. 그런 부분이 아주 아쉽다. 우리와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아쉬운 것 같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이 발언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서 날선 비판을 한 양준혁 해설 위원을 겨냥하는 듯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지난 14일 굳은 표정으로 가장 먼저 입국장을 들어와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은 채 공항 밖으로 향했다.
이후 몇 분 지나지 않아 SNS에 글을 게시했다. "지금까지 국가대표 김광현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국가대표는 꿈이었고 자부심이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부르던 내 모습은 평생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었고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적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해 따로 인터뷰나 기념사진촬영을 진행하지 않고 바로 인천공항을 떠났다. 이강철 감독은 “죄송하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선수들은 앞으로도 야구를 해야 하니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저를 비난해 달라. 선수들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사실 대표팀 세대교체는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 대표팀은 당장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뒀다. 그 2개월 뒤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호주가 참가하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23에 나선다. 내년에는 WBSC 프리미어 12가 열리는 만큼 가급적 빨리 지난 대회는 잊고 합을 맞춰야 한다.
한국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문제점은 투수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서 피지컬이 더 좋은 우리 선수들은 더 빠른 구속과 더 좋은 테크닉이 있음에도 자신감 있는 투구를 못 보여주고 있으며 KBO 리그 역시도 외국인 투수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다음으로 그렇다 할 에이스 급 선수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WBC 대표팀은 다들 귀국을 해서 본인 소속팀으로 합류를 해서 시즌 준비를 하게 된다. 세계무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니 잘 준비 하기를 바란다.